단풍속에서 만나다.

단풍이 뭐 별거냐 생각하다가도 가을 색이 짙어가는 미국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면 떠나온 고향의 가을이 그리워진다. 가을 옷으로 갈아입은 미국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우리에게 어떤 가을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을까?
클로이 장 기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단풍 명소 New England

미국에서 가장 먼저 가을이 찾아오는 곳. 그래서 더 깊고 짙은 황홀한 가을을 만날 수 있는 곳 바로, 뉴잉글랜드다. 뉴잉글랜드는 세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단풍 명소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단풍 나무들이 만들어 내는 색의 향연은 뉴잉글랜드 일대를 오색궁전으로 만들어버린다. 사실 뉴잉글랜드는 조그마한 호숫가를 찾아가도 단풍놀이를 하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특히 유명한 지역은 뉴햄프셔와 버몬트 그리고 매사추세츠를 꼽아볼 수 있다.

New Hampshire White Mountain

동부에서 가장 높은 산 화이트 마운틴의 가을 단풍은 그 빼어남이 최고이다. 단풍시즌이면 단풍 구경을 위해 운행되는 기차만 3개 노선이 있다. 필수 드라이브 코스는 캔가메서스 하이웨이 (Kancamagus Highway) 가 유명하며 많은 인파가 몰리는 탓에 주변 타운에서는 단풍 페스티벌 및 거리페어 등 가을 행사가 가득하다.

전원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Vermont

끝없이 이어지는 나즈막한 언덕 갈색빛 가득한 초원위의 농장들이 단풍과 어우러진 모습을 보면 우리 고향의 고즈넉한 가을 풍경이 생각난다. 마을 곳곳은 가을색으로 물들어 있고 소박한 풍경에서 피어나는 단풍 향기는 노을이 질 무렵이면 장관을 이룬다. 버몬트에는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꼽히는 루트100(VT100)이 있다. 단풍 코스로 강력 추천하는 도로로 윌밍턴(Wilmington)에서 시작해 킬링턴 마운틴(Killington mountain)을 거쳐 스토우(Stowe)에 이른다. 또 버몬트 북서 지역에 위치한 레이크 챔플레인 (Lake Champlain) 은 산맥을 따라 단풍이 병풍처럼 펼쳐지며 그 밖에도 애디슨 카운티 (Addison County) 의 단풍은 가을 정경을 담은 수채화를 보는 듯 한 풍경으로 유명하다.

가을예찬! New York Central Park

"이거, 내가 간직할게요."
"내 시계를? 언제 줄 거지?"
"내가 가지고 있다는 걸 당신이 잊게 될 때."

눈부신 은행잎이 강렬하게 스크린을 채워주었던 영화 <뉴욕의 가을> 중 위노라라이더와 리차드기어의 명대사이다. 두 사람이 낙엽이 가득한 거리를 손잡고 걷는 모습 하나로 우리에게 뉴욕의 가을에 대한 로망을 갖게 한 곳. 뻔한 로맨스지만 뉴욕의 가을 풍경 하나만으로 흔하지 않은, 진정한 사랑의 깊이를 느끼게 해 준 영화의 배경이 된 곳! 그곳은 뉴욕의 센트럴파크다. 센트럴 파크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넓고 깊은 숲을 이룬다. 센트럴 파크의 단풍이 유명한 이유는 약 25,000 종의 나무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빛깔 때문이다.
센트럴파크에는 단풍을 즐기는 방법도 다양하다. 가장 좋은 포인트만 뽑아서 구경할 수 있는 가이드 투어는 공원에서 테마별로 선정해 놓은 것으로 'The art of the park tour 로맨틱한 풍경' 'Amble through the ramble 울창한 숲속 산책길' 'Cross park promenade 연못' 을 끼고 걸으며 조각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등 여러가지 주제를 가진다. 또 센트럴파크 내에 있는 로앱 보트하우스에서 보트를 타며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는데 호수와 주변의 단풍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동부 Massachusetts주에서 만나는 붉은 가을

매년 가을을 알리는 농장이 있다. 빨갛게 무르익은 크랜베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해마다 9월부터 11월 사이에 크랜베리 농장은 잘 익은 열매들로 온통 붉은 물결을 이룬다. 크랜베리는 포도, 블루베리와 함께 미국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과일이다. 크랜베리는 모래가 많은 습지 및 늪지대에서 자라는 넝쿨 식물로 봄에는 예쁜 꽃이 피고 가을이면 넝쿨에 열매들이 촘촘하게 열린다.
대부분 9월에서 11월 사이에 빨갛게 익은 크랜베리를 수확하는데 크랜베리가 있는 습지나 늪지에 물을 가득 채우면 빨갛게 잘 영근 크랜베리들이 수면위로 떠올라 온통 붉은 빛의 향연을 이룬다. 뉴저지와 매사추세츠에서는 매년 크랜베리 축제가 열리며 농장 투어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크랜베리 농장에 도착하면 물위를 가득 메운 붉은 열매들이 마치 붉은 바다가 출렁이는 듯한 풍경이 장관을 이루며 물속에서 이뤄지는 크랜베리 수확의 모습과 체험 또한 즐길 수 있다.

노란 은행잎이 그립다면 Colorado Aspen 숲으로 가자.

맑은 가을날 노랗게 물든 아스펜 숲을 걸어본다. 햇살을 받은 아스펜 나무잎이 노란빛을 모아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황금 눈보라를 보는 것과 같고 사각이는 소리는 가을에 흠뻑 젖게 만들며 빛과 소리의 향연을 이룬다. 아스펜 나무의 수명은 100년 남짓이지만 다른 나무에 비해 생명력이 강해 불이 나도 뿌리만 살아있으면 언제든지 다시 살아난다고 한다. 아스펜 단풍은 노란빛으로 시작해서 황금빛으로 절정을보여주고 나중에는 붉은 빛으로 아름답게 마무리를 한다. 북미 지역 곳곳에 아스펜 나무들이 있지만, 진정한 아스펜 단풍을 보려면 콜로라도로 가야 한다. 콜로라도의 가을은 노란빛을 머금은 아스펜 숲으로 둘러쌓여 있어 10월 초면 수많은 사진작가들과 큰 배낭을 맨 하이킹족들로 가을 축제분위기가 가득하다. 아스펜 단풍 포인트로는 550번 하이웨이의 실버튼과 우레이 구간을 단연 최고로 꼽는다.
이 구간은 백만불짜리 하이웨이라 불릴 정도로 절경을 이루는데 관광 기차를 타고 단풍 구경을 할 수 있다. 또 콜로라도 아스펜 남동쪽에 위치한 인디팬던스 패스로드와 베어레잌 (Bear Lake) 또한 단풍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Sierra Nevada 산맥을 병풍 삼아 만나는 Owens Valley의 단풍

하늘을 찌를듯한 시애라 산맥 산봉우리들을 보며 달리면 만날 수 있는 곳. 미 서부에서 가장 큰 산간 리조트인 맘모스와 그 주변으로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호수, 골짜기를 흐르는 강과 가득한 파인트리까지 미 서부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천혜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은 10월이면 노란빛을 가득 채우며 캘리포니아의 단풍을 진면목을 보여준다.

그 중 단풍의 절경은 오웬스 밸리에서 송어낚시로 유명한 비숍크릭과 아스펜델(Aspendell) 이라는 마을에서 만날 수 있다. 아스펜델은 해발 8,400피트에 위치한 마을로 인구가 100여명 정도인 작은 산장 마을이다. 특히 아스펜델에서 사브리나 레이크까지의 2마일 구간은 시애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 오웬스벨리의 단풍숲은 사우스 레이크에서 보트를 빌려 뱃놀이와 송어낚시를 즐기며 감상할 수도 있다.

크고 작은 수많은 호수들을 따라, 아스펜 나무들의 단풍을 따라, 그리고 맑은 수면을 가득 채워주는 노란 빛깔의 환상적인 조화를 따라 작은 알프스라 불리며 아름답기로 유명한 오웬스 벨리는 아름다운 가을의 추억을 더욱 감동의 순간으로 만들어 주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