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야기 - 내 나이도 오십 즈음

내 나이도 오십 즈음..

할머니의 몽당 싸리비도 처음에는 길었겠지,
얼기설기 실로 엮어 사용하던 소쿠리도 처음에는 창창하니 예뻤을 테고
다락 위에 검게 변한 거울이 달려있던 옷 궤도
할머니가 시집올 때는 반짝이며 맑은 거울이었을 테고

울 엄마 아버지 결혼 전 수줍게 함께 찍은 사진에서도
결혼사진에서 웨딩드레스 아래로 살짝 삐져나온 고무신 코를
두고두고 한마디 하시는 아버지도

언제나 추억속의 난 스무 살 즈음에 머물러 있지만.
어느덧 딸의 나이가 몇인지 매번 되묻는 엄마가 있어 행복하고
날마다 묻지마 문자를 보내시는 아버지가 있어 행복하다.

내 나이가 몇인지 세어보기를 멈춘 지금
할머니의 낡았던 옷장을 버리고, 부엌살림과 집안의 물건들이
새것으로 바뀔 때 기뻐했던 순간들이 슬픔이 묻어 가슴에서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