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시티 시애틀

탐 행크스와 맥라이언이 나온 1993년 개봉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은 전 세계인이 가보지도 않은 시애틀을 그리워하게 했다. 9월 하순부터 다음해 4월까지 1년에 반은 안개가 끼고 많은 비가 내린다. 거의 하루 종일, 그리고 밤새도록 내리는 시애틀의 겨울을 따끈한 커피 한잔이 없이 지내기는 쉽지 않다.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리지만 우산을 쓰거나 비를 피해 뛰어가는 사람을 보기가 어렵다. 시애틀에서 사는 사람들은 비를 맞으며 걷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다.

하지만 서안 해양성 기후와 지중해성 기후의 중간 지대이기 때문에 여름에는 비오는 날이 매우 적은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를 보이기도 한다. 강수량을 보면 12월이 200mm이고 7월은 20mm로 아주 큰 대조를 보인다. 바다에 가깝고, 북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습도가 비교적 낮아서 여름에는 놀러가기 좋은 날씨가 이어진다. 미 서부에서도 LA,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3번째로 큰 도시권을 형성한다.

도시 이름의 유래는 옛날 이 일대에 거주했던 아메리카 원주민 우아미쉬-수쿠아미쉬(두아미쉬, Dkhw'Suqw'Absh) 부족의 세알트(Sealth) 추장의 이름으로 그는 백인과의 공존을 추진했었다 한다.

시애틀에는 그의 동상이 있으며, 또한 워싱턴 주 수카미쉬에 위치한 그의 무덤에서는 보이스카우트들이 그를 기념하는 기념식을 매년 거행하고 있다.

1874년 미국의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은 인디언 대추장 '시애틀'에게 땅을 팔라는 제안을 했다. 이에 대해 수쿠아미쉬 부족 대추장 '시애틀'은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에게 답장을 보낸다.

그대들은 어떻게 저 하늘이나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는가? 공기의 신선함과 반짝이는 물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팔 수 있다는 말인가.
(중략)
우리는 땅의 한 부분이고 땅은 우리의 한 부분이다. 향기로운 꽃은 형제자매이다. 사슴, 말, 큰 독수리들은 우리 형제들이다. 바위산, 풀잎의 수액, 조랑말과 인간의 체온 모두가 한 가족이다.
그대들의 제안을 잘 고려해 보겠지만, 이 땅은 거룩한 것이기에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이 땅을 팔더라도 거룩한 것이라는 걸 기억해 달라.
(중략)
초원에서 썩어가고 있는 수많은 물소를 본 일이 있는데 기차에서 백인들이 총으로 쏘고는 내버려 둔 것들이었다. 연기를 뿜어대는 철마가 우리가 오직 생존을 위해서 죽이는 물소보다 어째서 더 중요한지를 모르는 것도 우리가 미개인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한 가지는 알고 있다. 우리 모두의 신은 하나라는 것을. 백인들도 이 공통된 운명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결국 우리는 한 형제임을 알게 되리라.

답장을 받은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은 감명을 받아 "시애틀시"를 명명하였으며, 미국의 "시애틀" 도시의 이름의 유래라고 한다. 마을이 건설된 뒤에도 이 지역은 한동안 크게 발전하지 못했고 1880년 대에 반 중국인 폭동과 대화재라는 악재만 겪다가, 1900년대에 항구가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인구가 무서울 정도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1890년대에는 고작 인구 4만명대의 작은 도시가 2010년대에 들어서면 60만을 넘어갈 정도로 인구증가율이 높았다. 2차대전 이후로 발전하던 항공기 산업, 점차 발전해가는 동아시아권과의 무역은 이 도시의 발전에 박차를 가했다. 현재 시애틀은 미 서부에서도 세번째로 큰 도시이며, 미국에서 도시권 인구 200만 이상의 도시 중에서는 미니애폴리스, 피닉스 등과 함께 가장 빨리 발전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시애틀은 미국 도시들 중에서도 아주 좋은 지리 조건을 가진 도시인데, 일단 퓨젯사운드에 위치해 있어서 천연의 양항인데다가, 동아시아권이 점차 발전해 가는 상황에서 동아시아와 가장 가까운 항구도시가 바로 이 시애틀이다. 게다가 대도시가 없는 알래스카 주의 관문 및 최대 도시의 역할도 일부 해 주고 있다.

시애틀과 타코마 사이 지역에는 한인들이 많이 산다. 특히 페더럴웨이는 아예 영어 몰라도 대충 살수 있는 정도. 한국식 찜질방, 매직 스트레이트 해주는 미용실, 한국인 이외의 사람이 가면 의사소통에 심히 곤란을 겪을 가게, 짜장면을 파는 한국식 중국음식점, 한국 수퍼마켓, 심지어 룸사롱, 호스트바, 한인 은행, 대출 사채업체까지 전부 다 있다. 요즘은 한인 거주지가 북쪽으로 많이 이동해서 린우드, 애드먼드, 부자 동네 벨뷰 지역에서도 한인들과 한인 관련 생활 인프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범죄율이 낮고 교육, 문화 인프라가 잘 되어 있다. 숲과 언덕, 강, 호수가 정말 많다. 그래서 그런지 웬만한 집에는 주차장에 보트나 카누가 한 대 정도 있다. 수상비행기를 벤츠보다 자주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자연환경은 상당히 깨끗하고 좋아서 미국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꼽으면 꼭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다.

시애틀은 한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이소룡을 배출하였을 뿐 아니라, 빌 게이츠 같은 거부를 탄생시킨 도시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보잉, 아마존, 닌텐도 미국지부, 코스트코, 스타벅스, 여행 사이트 익스피디아 등이 시애틀을 본거지로 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세계 커피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스타벅스는 시애틀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실제로 스타벅스 점포 수가 전 세계 도시들 중 8번째로 많은데,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서울, 뉴욕, 상하이, 런던, 시카고, 토론토, 멕시코 시티 등 엄청난 규모의 도시들이 즐비하고 9위와 10위는 베이징과 라스베이거스다. 스타벅스가 들어선 밀도는 시애틀이 단연 1위다. 스타벅스 뿐만 아니라 Seattle's Best coffee 와 Tully's Coffee를 포함해서 한 블럭에 커피 전문점은 기본적으로 두 개씩은 끼고 있을 만큼 많다.

시애틀 다운타운은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30분 정도 걸리는 좁은 지역이지만 그 안에 높은 건물들이 굉장히 많아서 멋드러진 스카이라인을 만들어 낸다. 시가지 북쪽의 파이크 스트릿트를 따라 퍼시픽 플레이스, 노드스트롬 등 많은 쇼핑구역과 백화점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유명한 재래시장인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이 있다. 이 마켓안에 스타벅스 1호점이 있다.

파이오니어 스퀘어

다운타운 시애틀 남쪽에 있는 곳으로서 시애틀이 100여년전에 처음 발전할 때 중심지였던 곳. 지금은 바와 나이트클럽으로 시애틀에서 가장 밤에 북적거린다는 지역이다. 스미스 타워라고 해서 1914년에 지어진 마천루는 무려 141 미터라는 높이로 유명했었고, 지금도 전망대에 올라가서 볼 수 있다.

팝아트 뮤지엄

말 그대로 대중문화를 테마로 한 박물관. 세계 최고, 최대의 대중문화 소비시장 답게 스케일이 굉장히 크다. 전시관 입구쪽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대형스크린에서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을 틀어주며, 안 쪽에는 게임, 스포츠, 영화, 팝스타 등을 주제로 전시관들이 있다. 팝스타 전시관 쪽에는 프린스, Nirvana 같은 유명 팝스타들이 입고 나왔던 의상, 실제로 쓰던 악기 등을 볼 수가 있으며, 영화 전시관 쪽에는 터미네이터, 오즈의 마법사등의 영화에서 쓰인 의상, 도구 등을 볼 수가 있다.

유 디스트릭트

워싱턴 대학(University of Washington) 는 매우 아름다운 캠퍼스를 보유한 서북미 최고의 명문대학이다. 스잘로 라이브러리 (Suzzallo Library) 라는 멋진 대학교 도서관 건물이 있다. 시텍 공항에서 부터 경전철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고, 2016년 현재 워싱턴 대학교 캠퍼스 까지 부분 개통 되었다. 완전개통은 2021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히피의 도시 시애틀 중에서도 20대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보니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 곳의 특징 중 하나로 노숙자가 상당히 많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심지어 경제사정이 나쁘지 않은데도 노숙을 하는 히피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큰 개를 동반자 삼아 키우며 아이폰을 사용하는 등 일반적 노숙자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한다. 그래서인지 행인에게 구걸을 하는 경우도 별로 없고 자기네들끼리 잡담하면서 즐겁게 지낸다.

물론 시 입장에선 이들이 위생이나 보건 면에서 좋을 게 하나도 없어서 골칫거리이다. 이런 난잡한 분위기이지만 밤 늦게 돌아다녀도 딱히 위험하지는 않다.

시애틀 외곽에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지닌 관광명소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남동부에 위치한 해발 14,410 피트( 4392m)의 레이니어산(Mt. Rainier)은 시애틀에서도 눈덮인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장엄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시애틀에서 동쪽으로 캐스케이드산맥(Cascade Mountains)을 넘어가면 레이븐워스(Leavenworth)라는 독일마을이 있다. 장엄한 산맥 아랫자락 윈드미어(Windmere)지역에 독일계 이민자들이 건설한 아름다운 이 마을은 고전적인 독일식 건물이 도열해 있는 이국적인 명소이다.

케스케이드 산맥 동쪽 기슭을 따라 워싱턴주 중부지역을 종단하는 콜럼비아강(Columbia River)는 북아메리카 태평양 북서부 지역에서 가장 큰 강이며 미국에서 4번째로 큰 강이다.

이 강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위치한 로키 산맥에서 기원하여 북서쪽과 남쪽을 향하여 미국의 워싱턴 주로 흘러간 뒤 워싱턴 주와 오리건 주 사이의 경계 대부분을 형성하며, 마지막으로는 태평양으로 흘러들어간다. 이 강의 길이는 2,000km이며 가장 큰 지류는 스네이크 강이다.

이 강의 센 흐름과 상대적으로 가파른 경사로 말미암아 본류에 위치한 14개 수력발전용 댐과 지류에 위치한 수많은 댐들은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많은 수력을 생산해내고 있다.

이밖에도 태고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올림픽 국립공원 (Olympic National Park)와 워싱턴주 최고의 샌미셸와이너리(St. Michelle Winery), 등 너무나 많은 관광명소들을 올 봄에는 시애틀 방문과 함께 계획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