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trict 9 과 교회이야기…

개봉된 지 10년을 앞둔 영화이지만 늘 인상 깊게 기억되는 작품, Distric 9… 2009년 닐 브롬캄프가 감독하고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피터 잭슨이 제작한 이 영화는 2010년 아카데미 최우수 영화, 스크린 플레이, 편집과 시각효과 부문 후보작 중 하나였다. 특히나 흥미를 끌었던 건 외계인을 등장시킨 여느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 속 외계인들은 사뭇 인간적이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지구인들에게 구박과 천대를 받다 결국 외계인 집단촌으로 내몰리고, 질병과 굶주림에 갖은 고생을 하는 외계인…
스토리라인을 좀 더 들여다보면, 1982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근처에 대형 우주선이 추락하고 낙오된 외계인 친구들, 나름 외계인이 지녀야 할 스타일은 이미 구겨졌고 구박과 천대 속에 지구에서의 타향살이를 시작한다. 30여 년이 흐른 2010년, 고생 끝에 낙이 오려나 싶었지만, 오히려 지구의 다국적 연합군과 그 책임자인 위커스(Wikus)에 의해 새로운 집단 수용소로 재배치 되는 아픔을 겪는다. 서른해를 살아온 곳을 하루아침에 떠나야 하는 서러움은 외계인이라고 별다를까… 한편, 이 영화가 지닌 반전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지구인 연합군 책임자 위커스 이다. 자신이 가진 권력과 무력을 통해 외계인을 향한 혐오감을 드러내 온 그였지만, 외계인들과의 접촉으로 오히려 자신의 외모가 점차 흉측스러운 그들의 모습으로 변해감을 알게 되는데… 이후 정신적 충격과 함께 도망자의 삶을 살며 자신을 동정하게 되고, 그 일련의 과정속에 위커스는 그토록 혐오했던 이방인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개봉 당시 관객뿐 아니라 평론가들로부터도 찬사를 받았던 District 9은 사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사회적 맥락을 담은 영화였다. 닐 브롬캄프 감독의 어린시절 지켜봤던 흑백 차별정책 Apartheid에 대한 경험을 영상이란 매체로 드러낸 것이고, 나아가 외국인에 대한 혐오 Xenophobia와 사회적 차별Social segregation에 대한 일갈이었다. 똑같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외계인 취급을 당하는 이들의 아픔, 그게 얼마나 힘들고 가슴 아픈 일인지 한번 느껴보라는 외침으로 말이다.
예수 승천 이후 유대인의 정통성을 강조했던 예루살렘교회, 그와는 반대로 글로벌 크리스천들이 모여들었던, 유대인 입장에선 불결한 이방인들의 공동체인 안디옥 교회... 믿는 이라면 알고 있듯, 다원적 공동체였던 안디옥 교회가 사도행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는 점, 이와 더불어 사도바울 최대의 개종 사건은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서 만난 예수와의 만남뿐 아니라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자나 다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라는 고백 속에 드러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오늘의 교회가 지녀야 할 덕목은 '타인의 영적 취향'에 대한 관용(spiritual hospitality)은 아닐런지… 인종적, 종교적, 사회계층적 다양성 속에 살아가는 이민자들의 삶의 자리에서 자신만을 선택받은 백성으로, 나아가 다른 이들은 마치 외계인양 여기는 것은 1세기 원형적 교회들이 오히려 벗어나려 했던 모습임을 기억하면서… District 9이 던지는 메세지 역시 마음 한켠에 간직하며 되새겨 보기를 바란다.

이재근 목사 약력

- 새물결 교회 (구 아이교회) 담임목사
- 장로회 신학대학교 (M.div., Th.M.), Boston University (Ph.D. ABD, 전도와 문화 전공)
- KBS 1 Radio 보스톤 통신원 (2008-2015): 주간 리포트 & KBS TV 다큐 현지진행
Email: jgbrandon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