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연의 그림과 함께하는 수필 - 오늘 그리고 내일

항상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리며 산다. 지금 바로 곁에 있는 오늘보다,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위해 손과 마음 한가득 넘치게 감사할 모든 것들을, 일부러 멀리 모르는 곳에 아껴 놓는다. 어쩌면 걷고 있는 것들을 다 내어놓고 즐기며 자랑하고 기뻐하면, 지금 곁에 있는 모두가 가벼운 깃털처럼 훨훨 날아갈 것 같은 불안감과 미안함으로, 내일을 위해 미루어 놓는 것이다.

새삼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는 것인데 하는 자각으로 주위의 것들에게 오늘이라는 단어를 붙여본다. 오늘 아침, 오늘 신문, 오늘 기분, 오늘 커피, 오늘 날씨, 오늘 이야기 그리고 오늘의 나 ? 끝이 없다. 굳어버린 감각의 날을 세워 늘 그 자리에 있는 소소한 모두의 이름을 불러주고 의미를 채우며 새삼스러워하려는 것이다. 김천수 시인의 "꽃"에서 처럼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해마다 숫자를 바꾸며 매일을 살아가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으로 그 어떤 것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든, 무단히 노력하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많은 힘든 순간들을 넘겨온 기특한 것이다. 가끔 그만하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해내고 싶은 마음 둘이 갈등하다 간신히 이겨 낸 그 뿌듯함으로 또 살아간다. 구석진 마음 한 곳에 미루어 놓았든 오늘에게, 이제는 "잘했어. 그래 이 이상 어떻게 더 해?"라고 위로해주며 갓 뜨거운 새해를 안는다. 새삼스러운 작은 순간순간들이 모여져 제대로 된 하루가 될 것이고, 그 하루가 바로 오늘 그리고 내일로 순탄하고 매끄럽게 연결되어, 또한 그 기특함으로 머리 쓰다듬어 주며 살아갈 것이다.

김해연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월간 한국수필 2009년 제178회 신인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