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미국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

미국땅에 처음 도착했을때의 추억과 경험은 누구나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다양한 어려움은 공통적으로 겪었을 것이다. 한국에서 그 오랜기간 영어를 배웠어도 미국사람들에게 선뜻 말도 건네지 못했던 기억, 어디를 가나 줄을 길게 서면서 느꼈던 문화적 이질감 등등..

그래서 인지 나이가 들어서 이민을 온 1세대들은 미국생활에 제대로 융화되기 보다는 한국인들이 주축이 된 커뮤니티나 교회를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편한 한국말로 서로를 위로하며 정보를 나누는 좋은면도 있지만 미국땅에 살면서도 영원한 이방인으로만 살아가는 안타까움도 있다.

미국시민권을 어렵게 취득한 후 미국 대통령선거에는 참여하지도 않으면서 한국의 정치현실에만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같은 한국계 정치인들이 주류사회 정치계로 진출하려고 한인사회에 지지를 호소해도 대답만 할뿐 투표로 참여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렇다고 영주권자나 주재원이라 한국의 재외국민투표에 참여해달라고 캠페인을 별여도 투표율은 거의 바닥수준이다. 올해에는 인구센서스가 있지만 여기에도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우리가 사는 북가주지역에는 금문교나 나파밸리, 요세미티국립공원 등 유명관광지가 많아 한국인을 포함한 세계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또한 실리콘밸리는 IT관련업체들의 기업연수 필수코스가 되었다. 이런 관광객이나 출장객들이 이곳 식당이나 상점에서 매너없는 행동을 할때 우리는 수군거리며 주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수 십년을 살아도 에티켓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사람도 많다.

최근 미 서부지역에서는 가장 유명하다는 햄버거체인점 'In-N-Out' 에서 목격한 장면이다. 알다시피 그 식당의 점심시간은 항상 바빠서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자리가 없어 앉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날도 점심시간이라 지인들과 오더를 하고 매장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나이드신 아주머니가 4명이 앉는 테이블에서 혼자 한국신문을 펼쳐놓고 있었다. 친구를 기다리나 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햄버거를 다 먹고 나갈때까지 약 40분 이상을 그렇게 오더도 안하고 신문만 보고 계셨다.

미국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시민권과 영어도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것은 미국의 다른 시민들과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것이다. 권리를 찾기전에 지켜야할 의무와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하다. 올해에는 제발 매춘업소단속에 한국사람이 걸렸다는 뉴스와 한인단체장 감투싸움하다가 서로 소송하여 미국법정에 가는 일 좀 없었으면 한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