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가족과 이웃이 먼저 관심가져야

우리는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기분이 울적해지고 만사가 귀찮을 때 종종"나는 우울하다"고 표현합니다. 이처럼 '우울'은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울증을 병적이라기보다는 살다 보면 겪을 수 있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정신과에서 말하는 우울증이란, 한때 기분만 저하된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관심, 행동, 수면, 신체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및 생활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된 상태를 말합니다.

기분의 변화와 함께 전반적인 정신 및 행동의 어려움이 나타나는 시기를'우울 삽화(depressive episode)'라고 하는데, 삽화의 개념은 정상과 병적인 상태를 구분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증상이 나타날 때와 나타나지 않을 때가 뚜렷하게 구분되며, 자연적으로도 증상이 소멸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삽화기간 중에는 증상이 거의 매일,온종일 나타난다는 것도 중요한 특징입니다. 따라서 하루 중 잠깐 또는 일주일에 하루 이틀 우울하거나 기분이 들뜬 경우를 '우울삽화'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우울 삽화의 양상에 따라 우울 장애는 크게'주요 우울 삽화'만이 일회 혹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주요 우울 장애'와 만성적으로 경도의 우울증이 지속하는'기분 부전 장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왜 주요 우울 장애가 발생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한데, 유전, 노르에피네프린 및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 전달물질의 저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증가, 갑상샘 기능의 저하, 수면 및 생체리듬의 장애, 뇌의 회로 이상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주요 우울 장애는 가장 흔한 정신장애 중의 하나로 인구의 5~10%가 앓고 있으며, 3~5%는 중증으로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여성에서 2배 정도 더 많은데 그 이유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산후 우울증, 갱년기 우울증, 생리 전 증후군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호르몬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트레스도 주요 우울 장애의 증상 발현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스트레스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는 배우자 및 가까운 가족의 죽음, 직업의 상실, 건강의 상실 등이 대표적입니다.

우울한 기분, 흥미나 쾌락의 상실이 우울 증상 중 가장 중요한 증상

우울한 기분은 특히 아침에 심하고 오후 혹은 저녁으로 갈수록 덜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외부에 관한 관심이 줄어들고 아무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많은 우울증 환자가 활기가 줄어들고 집, 직장, 학교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수면장애는 가장 흔한 증상 중의 하나로 잠들기 어렵고, 중간에 자주 깨며, 새벽에 일찍 잠에서 깨어 다시 잠들기 어려워합니다. 이외에도 식욕이 감퇴하여 식사량이 줄고 결국 체중이 감소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수면과다나 식욕증가를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온종일 잠만 자고 싶다거나 깨기가 싫다고 표현하며, 폭식하여 체중이 심하게 증가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를 비전형 우울증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생활 습관의 변화로 인해 기존의 신체질환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나이에 따라 우울 증상 차이 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부모에게 지나치게 매달리는 양상을 보일 수 있고, 청소년기에는 폭력성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노인들은 우울증을 신체의 불편함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우울증의 또 다른 형태인 기분 부전장애는 일정 기간 동한 심한 우울 증상을 보이는 주요 우울 장애와는 달리, 만성적으로 경도의 우울 증상이 지속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유병률은 대개 인구의 3~5% 정도로 추정됩니다. 적어도 2년 이상 거의 종일 우울한 기분이 있고, 기분이 우울한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더 많으며, 식욕부진 혹은 과식, 불면 혹은 수면과다, 기력저하 혹은 피로, 자존심 저하, 집중력 감소, 절망감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를 기분 부전장애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치료 및 예후

우울증은 흔한 질환이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습니다. 우울증은 의지가 약하거나 게으른 것이 아니고 환자는 힘들게 버티고 있다는 것을 가족들은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주요 우울 장애 자살 위험성이 높은 경우에는 입원치료가 원칙입니다. 신체적 쇠약, 정신병적증상 동반시 또는 돌봐 줄 주변 사람이 없거나 가족이 지지적이지 않은 경우에도 입원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주요 우울 장애는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며 투여 후 1~3주 후에 효과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증상이 좋아지고 난 후에도 최소 6개월이상 복용해야 재발과 만성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상태가 심해 신속한 치료 효과가 필요한 경우에는 전기 경련요법이 추천됩니다. 계절성 우울증 환자에서는 빛을 쪼이는 광치료가 효과적인 것으 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분 부전장애

전통적으로 정신치료가 주가 되어왔지만, 최근에는 약물치료나 인지치료, 행동치료를 시행하며 치료 약물은 주요 우울 장애와 같습니다. 환자의 약 20%는 주요 우울 장애로, 다른 20%는 양극성 장애 (조증 삽화 있음)로 진행되기도 하므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주요 우울삽화의 DSM-IV 진단기준

A.다음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최소 2주일 간 거의 매일 지속되며 과거 기능의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최소한 한가지 증상은 우울한 기분 또는 흥미나 쾌락의 상실이어야 한다.(O X로 표기하세요)
1) ( ) 하루의 대부분이 우울한 기분이다.(소아 및 청소년의 경우 과민성 짜증으로 나타남)
2) ( ) 거의 모든 활동에서 흥미나 쾌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3) ( ) 현저한 체중 증가 또는 감소. 식욕의 증가 또는 감소
4) ( ) 불면 또는 수면과다
5) ( ) 정신적으로 초조하거나 반대로 지체된다.
6) ( ) 늘 피로하고 또는 에너지가 떨어진다
7) ( ) 무가치함 또는 과도하거나 필요없는 자책감을 느낀다
8) ( ) 사고능력 또는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고 판단력이 흐려져 우유부단해졌다
9) ( ) 자살사고 또는 자살기도 아니면 죽음과 관련해 반복적이고 구체적으로 생각한적이 있다.
B.( ) 증상이 혼재성 삽화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는다.
C.( ) 증상이 사회, 직장등 주요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심각한 고통이나 장애를 일으킨다.
D.( ) 증상이 물질이나 신체질환에 의한 것이 아니다. (파킨슨, 갑상선 기능저하 또는 항진 등)
E.( ) 증상이 사별에 의해 더 잘 설명되지 않는다. (정상적인 애도 반응은 정도가 심해 주요 우울장애의 진단 기준을 만족하더라도 일반적으로 2개월까지 정신장애로 진단하지 않는다
DSM-IV: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임상가와 연구자들이 사용하는 정신장애 분류체계
혼재성 삽화: 조증(지나치게 기분이 좋다가 갑자기 들뜨는 현상)
삽화와 주요 우울삽화가 같은 기간에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