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사건사고 담당 최예경 영사

재외국민 안전과 생명보호, 재산피해 최소화에 주력
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사건사고 담당 최예경 영사

전세계가 코로나 사태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동포들의 사건사고에 항상 민첩한 행동과 판단으로 위기를 돕고 극복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는 주 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의 최예경 사건사고 담당 영사를 만났다. 사건사고 담당영사는 몇 년 간의 근무로 본국으로 귀환하는 것이 아니라 몇 배의 근무를 더 하게 되는 직책으로, 현지 상황을 누구보다도 더 인지하고 있다. 총영사관의 1등급 영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그가 여러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예방 차원의 강연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 샌프란시스코지역에서는 언제부터 근무를 시작하셨는지요? 또한, 도착하셨을 때의 느낌과 어떤 일을 중점적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하셨는지요?

저는 2018년 8월 말에 주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으로 부임해 왔습니다. 부임 3년 전 이곳으로 혼자 여행을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막연히 ‘언젠가 이곳에서 살게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 현실이 되어 신기하고 설레는 마음과 함께, 매순간 험난함이 따르는 사건사고 업무의 특성상 제 직업에 대한 사명감만으로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따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외교업무에 있어 재외국민 보호를 그 무엇보다 우선하고 재외국민의 안전 및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이기에 그 소임을 다할 것을 다짐하였고, 모든 재난재해 및 사건사고 발생을 사전에 다 막지는 못하겠지만 그러한 상황들이 발생했을 때 즉시적 대응은 물론, 우리 동포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예방활동에도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왔습니다.

■ 이곳에 도착하셔서 얼마 안 된 시간에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파라다이스지역 산불이 났을 때는 많은 일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당시의 상황 등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십시오.

2018년 11월 8일에 발생한 ‘캠프파이어(Camp Fire)’ 화재는 캘리포니아는 물론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산불의 하나로 기록될 만큼 대형 재난이었고, 한인동포들께서도 재산피해를 입은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던 길로, 비행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한 동시에 상황을 인지하였고, 산불이 발생한 뷰트 카운티 지역은 한인회 등 연락가능한 동포단체가 부재했기에 즉시 인근 한인교회를 검색·접촉하였습니다. 이후 교회분들 및 인근 지역 동포들과의 실시간 카카오톡 채팅 및 유선접촉을 통해 한인거주 여부 및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산불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음에 도로 차단 상황 및 대피명령 등을 지속 전파하는 한편, 동포사회와의 연결고리가 적은 우리 유학생들과도 별도 접촉하여 속히 대피 토록 하였습니다.

11월 말까지 이어진 산불이 다 꺼지기까지 현장 방문은 물론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정보를 제공하고 한 분 한 분 안위를 확인하던 그 시간들을 떠올리면 아직도 많은 감정들이 몰려오지만, 하루도 긴장을 놓치 못한 그 날들에 치코한인교회, 새크라멘토 한인회를 비롯한 수많은 우리 동포들이 함께해 주셨기에 한인 인명 피해 없이 잘 헤쳐 나온 것이리라 감히 생각합니다. 이러한 재난은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으므로 평소 소외된 이웃을 포함한 동포사회 내 연락망 구축은 매우 중요하며,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정보 파악력과 더불어 내 가족을 지키는 것과 같은 진심이 함께 해야 만이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위에 열거한 사건 외에도 많은 사건·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방문자와 이곳에 사는 동포들에게 참고할 사항이 있다면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인 방문객들이 주로 입으시는 피해의 대부분은 차량털이 도난입니다. 동 범죄는 몇 초 내에 이루어지므로 차량 내에 그 무엇도 두지 마시고, 트렁크 안에 둔 노트북도 도난당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특히 귀중품은 반드시 몸에 소지하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당지에 거주하시는 한인들의 사건사고 유형은 다양하나, 무엇보다 연락두절 건이 빈번 접수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무탈한 것으로 확인이 되지만 연락이 두절된 경우 어떠한 상황도 예단할 수 없기에, 긴급 상황에 대비하여 여행 등으로 오래 집을 비우거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등에는 자신의 상황을 가족또는 지인에게 사전에 알려 주시고, 비상 시 연락 가능한 분의 휴대전화 번호 및 주소 등을 별도로 적어 지갑 안에 보관해 두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 그동안 재난대비에 대한 세미나 강연을 몇 차례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 대하여 중점적으로 알리셨는지요?

이곳에서 근무하며 제가 많은 일들을 보고 듣고 겪을수록 예방활동의 중요성을 매번 더 깊이 느끼게 되었고, 여러 통로를 통해 여러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쉽게 전달 드리고 싶었습니다. 한 예로, 2019년 7월 길로이 마늘축제 총격사건 발생 당시, 아국인 피해 파악 및 대응이라는 본연의 업무도 중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내가 저축제에 가서 그런 상황에 놓였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그냥 뛰면 될까? 무작정 뛰다가 오히려 더 총을 맞지는 않을까?'라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자료를 더 수집하고 공부하게 되었고, 그 내용들을 안전간담회 및 세미나 등의 기회는 물론 안전매뉴얼 책자 발간 등을 통해 공유 드리고 있습니다.

■ 앞으로 어떤 부분에 더 많은 일을 하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매번 최대한 많은 안전정보를 우리 동포들께 전해드리고자 저희 총영사관 홈페이지 및 페이스북 등 여러 매체에 게재 드리고 있으나, 대부분 소위 ‘먹고 살기 바쁘기’에 공지사항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울수도, 노년층의 경우 컴퓨터 사용이 쉽지 않을 수도 있는 점 등 우리 동포분의 다양한 상황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기에 단체 간 모임 기회들을 활용한 ‘찾아가는 안전강의’를 실시하려 합니다. 지금은 코로나19 사안으로 모임이 어렵지만 차후 점진적으로 실시하여 보다 많은 분들의 안전한 미국생활에 도움이 되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지역 동포들과 이곳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

지진, 산불 등과 같은 재난재해는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도, 언제 그러한 상황을 맞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러기에 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일’처럼 생각하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일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재난이 발생한 경우 구조인력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곳으로 가장 먼저 달려가므로 여러분이 911로 전화하여도 누군가 다치거나 집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구조대는 당장 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모든 재난재해에 있어 항상 나와 내 가족부터 지키는 준비와 연습이 필요하고, 그것이 우선되어야 만이 이웃도 도울 수 있으며 더 많은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먹고 실천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기보다 나와 사랑하는 내 가족을 위해 상황별 대응 매뉴얼(총영사관 홈페이지 상시 게재)들을 평소 숙지하시기를 적극 당부 드립니다.
최근 코로나사태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관련 시위, 아울러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 매달려 초까지 아껴 쓰며, 타 지역보다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는 최예경 영사의 모습에서 안도와 함께 신뢰감이 넘쳐난다.

샌프란시스코= 정승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