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이민자들의 꿈은 깨지고 있는가

'American Dream'을 꿈꾸며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온 미국의 이민자들. 그들은 세계 최강대국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힘든 이민생활을 버티며 살아왔다. 언어와 문화가 낫설어도 열심히 일하면 잘 살수 있다는 신념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살아온 이민의 역사가 그 사실을 말해준다. 영어가 익숙해지고 시민권을 얻으며 미국시민의 권리도 갖게 된 이민자들은 제 2의 고향이라 여기며 이 땅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찍이 유럽지역으로부터 이주하여 미국의 건국시기를 함께한 백인들은 개척정신으로 나라를 키워가며 세계 곳곳으로 부터 뒤늦게 넘어온 이민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지금도 전 세계 어느나라 국민이든 약간의 규제는 있지만 이민문호는 항상 개방되어 있다. 그래서 기회의 땅을 찾는 사람들에겐 미국은 항상 선망의 대상이 되는 나라다.

하지만 여러 나라의 여러 인종들이 모여 살다보니 문화적인 갈등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종교가 다른 민족들이 한 나라를 세워 나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우선시하는 미국의 국시에 따라 국민의 권리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다. 개인의 총기소유를 막지 못하는 등 공권력이 미치는 범위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선진국중의 선진국인 미국이 다른나라에 비해 방역이나 의료통제를 하지못해 감염환자가 급증하는 것도 국민들의 자만적인 자유의지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엔 여기에 경찰들의 폭력적인 행동이 인종차별 논란으로 번지며 각 도시마다 항의시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전염병으로 인한 보건위기, 실업자가 급증하며 발생하는 경제위기, 고질적인 인종문제까지 겹치며 점점 살기 힘든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미국의 한인이민자들은 1992년을 잊을 수가 없다. 로드니킹 사건으로 발발된 'LA 폭동사태'는 열심히 주어진 일 만 하던 이민선배들의 꿈을 뺏어갔다. 어렵게 장만한 가게들은 약탈당하고 불에 타버려 눈물만 흘릴 수 밖에 없었다고 그 당시를 회상한다. 요즘 만난 지인들 중에는 미국에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고 역이민을 심각하게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오고 싶었던 미국땅이었는데.. 이제 아메리칸 드림은 점점 멀게만 느껴진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