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지구를 되살리는 코로나의 역설

어느덧 반년 가까이 인간들의 경제활동을 멈추게 한 코로나 사태는 오늘까지도 백신이나 치료제는 나오지 않고 전 세계를 공포에 가둬 놓고 있다. 아무리 빨라도 내년 초 까지는 이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암울한 예측이 틀리길 바랄뿐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간들에게는 재난이지만 지구는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교통량이 줄어들고 공장이 멈추면서 대기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공기가 안좋기로 유명한 중국과 인도에서 파란 하늘과 별자리가 보이고, 뉴욕과 LA등 미국의 대도시에서도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매년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를 끼고 살아야 했던 한국에서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30%가량 감소했고, 유럽지역의 각 도시들도 이산화질소 농도가 현격하게 낮아지고 있다고 유럽우주기구(ESA)는 밝혔다. 온 지구의 공기가 숨을 쉬기 편해진 것이다.

공기만 좋아진 것이 아니고 야생동물들이 제자리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환경오염으로 보금자리를 빼앗겼던 고래와 바다거북이 해안에서 자주 발견된다. 이 동네만 하더라도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언덕에 코요테가 거닐고 오클랜드에 야생칠면조떼가 거리를 활보하는 사진이 온라인에 올라와 화제가 되었다.

그렇다고 환경오염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하고, 식당 등지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다. 한동안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감염병의 공포로 인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엄중한 경고성 문장을 하나 소개한다.

'이 땅에서 우리가 잠시 머무는 동안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것이고, 우리가 여기에 있는 동안 하나님이 우리에게 이 지구를 잠시 빌려 주신 것이다' -릭 워렌-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