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민낯을 보이다

인터넷을 뒤지다 보면 연예인들의 화장하지 않은 얼굴사진과 화장한 사진을 비교하여 올려놓은 글들을 많이 보게 된다. '김XX 민낯을 드러내다'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과 함께... 언제부터인가 여자들이 화장하지 않은 것이 범죄처럼 취급받으며 놀림감이 되어 버렸다. 특히 연예인이나 유명인일수록 졸업앨범 사진이나 못생기게 나온 사진은 네티즌들에게 더 인기가 많다.

역설적으로 보면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한 현대인들이 화장이나 성형 수술로 본래의 모습을 좀더 화려하고 호감있게 꾸미는 것이 일반화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가려고, 더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얻으려고, 더 많은 사람의 인기를 누리려고, 얼굴은 물론 몸매까지 꾸미는데 수 많은 노력과 돈을 쏟는다.

특히 한국은 한류바람과 함께 화장품들이 내수는 물론 수출산업에도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화장을 함으로써 외모에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기도 하지만, 지나친 화장으로 상대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고 과도한 구입가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마스크를 꼭 써야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고 여느 매장에도 들어갈 수 있는 요즘, 화장품의 매출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통계도 있다. 마스크로 가려지는 얼굴에 누가 '풀 메이크업'을 하겠는가. 그 만큼 민낯(쌩얼 이라고도 함)이 다시 유행처럼 대중화가 되었다고도 한다. 문제는 얼굴이 민낯이 아니고 코로나사태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민낯을 드러낸 곳이 많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권력욕심에 논쟁거리도 되지않는 문제로 싸우고, 언론들은 가짜뉴스까지 퍼트리며 존재감을 보여주려고 발버둥을 친다. 종교인들은 논리에도 맞지않는 이유로 현행법을 무시하고 의사들은 환자를 인질삼아 진료거부를 한다. 전쟁날 때 보다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언제 끝날지 모를 이 기나긴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데, 서로 자기만 옳다고 민낯을 보이는 이 부류보다는 차라리 화장 안 한 얼굴이 훨씬 더 아름답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