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그 설렘을 찾아 떠나는 여행

대한민국 유명 전통 시장을 찾아서

사람들은 전통시장을 찾으면 공통적으로 '따뜻한 감성'을 느낀다고 얘기한다. 각 지방의 특색에 따라 파는 물건도 시장의 풍경도 다르고 상인들의 억양과 모습도 다르지만 딱 한가지 '정'을 나누고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 추억의 공간이라는 것이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은 이제 어느 지역이든 1일 생활권이 되었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곳의 정보를 얻고 방문하는 일이 쉬워졌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화려하고 편리한 생활 환경 뒤로 아날로그 감성을 그리워 하며 살아가고, 추억 속의 한 장면을 소환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아가는 일이 오히려 더 많아졌다. 그 덕에 전통시장들은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깔끔하고 깨끗하면서도 고유의 색을 잘 지켜내며 새로운 활기를 되찾게 되었다. 지역의 싱싱한 특산물과 추억의 먹거리, 다양한 이벤트 등 전통 시장의 소소하고 정겨운 풍경이 그리울 때 어디로 가면 좋을까? 대한민국 인기 전통 시장을 찾아 떠나본다.

100년의 역사 속에서 피어나는 젊음의 문화 송정삼색시장 & 1913송정역시장

송정삼색시장

호남선 광주 송정역 앞에는 송정 100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유서 깊은 전통 장이 열린다. 총 16,004m²의 공간에 점포 수 만220여 곳. 그 큰 공간에는 변화와 발전의 역사 속에서 건실하게 세워져 온 광주와 100년 전통이 존재하게 한 수많은 삶의 군상들이 어우러져 풍성함을 자랑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 송정리역 주변에 개설된 송정 시장은 조선시대부터 장이 섰던 광주 '선암장'의 뒤를 이은 호남권의 대표적인 전통 시장으로 지역민 뿐 아니라 광주와 나주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주요한 삶의 터전이 되었던 곳이다. '송정삼색시장' 은 시장이 있는 지역인 송정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송정매일시장', '송정5일장' 그리고 '송정역전매일시장'이 합쳐 지면서 3가지 색깔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송정삼색시장'이 오랜 역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1914년 개통된 호남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913년에 목포와 송정리 구간이 가장 먼저 개통되었으며 1914년에 서울과 목포를 잇는 호남선 전체가 개통되면서 송정역을 중심으로 새롭게 시장이 개설되었고 오늘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호남선 KTX는 서울 용산역에서 1시간 33분이면 광주 송정역까지 도착, 수도권에서도 당일치기로 광주 나들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신선한 제철 농산물이 가득한 장터를 구경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단연 먹거리다. '송정삼색시장'에서 방문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먹거리는 '송정 떡갈비'! 시장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떡갈비 골목은 전통 시장의 넉넉하고 푸근한 모습 만큼이나 떡갈비를 굽는 고소한 냄새로 가득하다. 이곳의 떡갈비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어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재료비가 인상되던 시기에 음식 값을 올리지 않기 위해 돼지 고기를 섞어 떡갈비를 만들었는데 오히려 더 뛰어난 맛으로 거듭 태어나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떡갈비를 시키면 함께 곁들여 나오는 뼛국 또한 송정의 독특한 음식이다. 돼지 뼈와 무, 다시마 등을 넣고 오래 끓인 뼛국 한 그릇이면 피곤함도 잊을 만큼 몸이 풀린다.

이곳의 또 하나의 별미로 '낙삼탕'과 '우삼탕'도 빼놓을 수 없다. 사골 육수로 끓인 녹두죽에 인삼, 밤, 대추 등과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낙삼탕'은 송정의 보양식으로 유명하다. '우삼탕'은 소고기와 인삼이 들어간 보양식으로 소의 부위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부위인 '소미자' 를 재료로 하고 있으며 구수하면서 깊은 맛이 일품이다.

1913 송정역시장

호남선의 개통과 함께 발전한 또 하나의 장터는 '1913 송정역시장'이다. 광주 KTX역사를 돌아 나와 시장 입구로 들어서면 갑자기 1970년대의 과거 속으로 여행을 온 듯 한 풍경이 펼쳐진다. 현재 '1913 송정역시장' 은 기존 점포 36개, 청년상점 17개, 팝업스토어2개 등 55개 점포가 운영 중으로 하루 평균 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갈 만큼 인기가 높다.

1913년에 개설되었을 당시 송정역을 활기로 채워주던 장터의 이름은 '매일송정역전시장' 이었다. 이후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강조하기위해 '1913송정역시장' 이라는 이름으로 바꿨고 지금도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지역민의 추억의 장터이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문화의 터전으로 광주를 대표하는 장터로 우뚝 섰다.

현대적 문화가 접목되는 변화를 겪으면서도 '1913송정역시장'이 신・구세대 모두에게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100년을 지켜온 상점들의 고유한 흔적을 그대로 남겨 두었기 때문이다. 건물 자체의 리모델링은 최소화 했고 간판 디자인들도 상인들의 추억을 담아내며 옛 정취가 느껴지게 하여 레트로가 유행하는 지금을 더 잘 표현해냈다.

장터 곳곳에서 들려오는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따라 장터에 들어서면 송정역을 상징하는 시계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바닥에는 건물마다 장사를 시작한 연도가 쓰여져 있다. 또 가게마다 특색있는 글귀를 내걸었는데, "스무살에 상경해서 종로의 개미 미용실에서 미용기술을 배웠던 원장님이 있는 개미 미용실", "큰아들 상태의 이름을 내걸고 가족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하는 야채를 팔고 있는 상태야채가게" 등 글귀를 읽으며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래전에 문닫은 새마을금고는 이색 맥주집으로 탈바꿈했고 시장 골목마다 거리 조명이 별도로 설치되어 저녁이면 색다른 복고풍 야시장의 분위기가 펼쳐지며 주말에는 다양한 거리 공연 등으로 광주의 새로운 핫 플레이스가 되고 있다.

하늘 닿은 곳 정선에서 만나는 힐링 여행 정선아리랑시장

정선에 가면
모든 것이 흐른다지요.
하늘이 산이 강이 바람이
인연이 추억이 그리고 사람 사람이
깨끗하고 맑고 곧고 고요하게 흘러흘러
정선 장터에 모였다 다시 흘러가매..

쨍한 햇살이 기분 좋은 날, 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을 벗삼아 산촌으로 떠나는 여행.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산세와 답답했던 속이 시원해지는 상쾌한 공기가 가득한 곳 '정선' 은 자동차 여행이든 기차 여행이든 때묻지 않은 자연을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조용한 산촌 마을을 활기차게 해주는 것은 정선의 명물, 바로 '정선 아리랑 시장'이다. 정선 아리랑 시장은 1966년 개설 이후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정기 재래 시장으로 거듭나며 지역민 뿐 아니라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고향의 맛과 푸근한 인심을 전하며 성장해왔다. 정선 지역은 남한강의 상류에 위치해 서울과는 물길로 연결되어 있는데 특히 두 갈래의 물이 한곳에 모여 어우러지는 정선 '아우라지'는 조선시대 서울과 강원도를 잇는 중요한 교통수단인 나룻배가 운행하던 곳으로 당시에도 이곳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며 산과물을 넘은 지역 특산품들이 거래되었다.

'정선아리랑시장'의 어원은 정선에서 유래한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인 '정선아리랑'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굽이굽이 돌아 흐르는 정선의 강물과 산천을 닮은 정선아리랑의 곡조처럼 깊은 산세에 메마르고 추운 땅이었지만 굴곡있는 사연들이 차곡차곡 쌓여 정선의 경제를 살리고 세상과의 인연을 이어나간 곳이다.

'정선아리랑시장'은 장날 뿐 아니라 관광객이 많이 찾는 토요일에도 정기 시장이 열린다. 시장은 크게 아케이드가 설치된 상설 시장과 동서로 펼쳐진 노점시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상설 시장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하고 있으며 이동 상인들은 노점을 펼치고 장사를 하고있다. 시장에는 정선의 특산물 매장과 먹자골목, 민속품 판매, 짚풀공예 시연장 등이 있으며 관광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문화 광장도 있다.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녹두빈대떡 등 구수한 냄새가 가득한 먹자골목으로 들어서면 황기막국수, 황기국밥, 곤드레순대국밥, 콧등치기국수 등 생소하게 느껴지는 '정선아리랑시장' 만의 특색 넘치는 음식들을 먹기 위한 방문객들로 항상 북적인다.

생전 처음 접해보는 산나물과 강원도 특산품, 정선의 약초 등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곳!
깊은 산세만큼 넉넉한 인심이 좋은 곳!
아리랑 관광열차를 타고 가는 길이 조금 느려도 창 밖으로 펼쳐지는 싱그러운 자연과 함께 여유를 가져볼 수 있는 정선은 충분히 매력적인 여행지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따뜻하고 소박한 마을들이 모여 섬을 이루고 있는 곳 제주.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제주를 대표하는 가장 큰 장터는 '제주민속오일장' 이다. 거센 바람과 척박한 땅을 일구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곳이기에 내륙에서는 볼 수 없는 섬마을 사람들의 삶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아름다운 섬 마을 장터 제주민속오일장

'제주민속오일장'은 1905년 개설되어 100년을 훌쩍 넘은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전통시장이다. 시장이 처음 개설되었던 곳은 관덕정 앞마당과 탑동 주변이었다. 이후 6.25전쟁으로 피난을 온 피난민들에게 시장 자리를 거주지로 내어주고 여러 번의 이전을 거듭하다 1998년 도두1동에 자리를 잡으며 관광특구로 지정되었다. 지금은 장날이면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들며 제주도민 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사랑받는 필수 관광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전국의 많은 전통시장들이 상설시장으로 바뀌었지만 제주민속오일장은 아직도 5일에 한번씩 열리는 오일장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제주민속오일장은 끝자리에 2와7일이 들어가는 날 장이 열리는데 오일장이 서는 날이면 대형마트의 매출이 감소한다고 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장터를 찾는다. 오랜 역사를 대변하듯 장터의 상인들은 모두 제주 토박이로 정겨운 시장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장터는 농산물전, 수산물전, 잡화류전 등의 구획이 나누어져 있으며 시장에서 가장 좋은 자리인 중앙에는 할망들을 위한 '할망장터'가 자리하고 있다. '할망장터'에서는 65세 이상의 할머니들이 직접 채취하거나 생산한 나물이나 농산물들을 판매한다. 수산물전에는 제주를 대표하는 옥돔과 은갈치, 고등어 등의 싱싱한 생선들과 건어물들이 있으며 잡화류전에서는 감물을 들인 갈천과 침구류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또 제주 음식이라 할 수 있는 멜젓과 제주식 반찬 가게도 만나볼 수 있다.

'제주민속오일장' 역시 먹자골목이 가장 붐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먹거리는 '땅꼬'다. 가래떡을 큼직하게 썰어 볶아낸 떡볶이와 산처럼 쌓인 도넛은 금방 동이 날 만큼 인기다. 그 밖에도 해초가 들어간 제주 향토음식인 몸국, 즉석에서 만들고 쪄낸 제주보리빵과 참쑥찐빵, 메밀전병에 무생채를 넣고 돌돌말아 먹는 빙떡 등도 제주도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음식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