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의 어제와 오늘

1902년 유학생 신분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온 도산 안창호는 '공립협회'라는 단체를 만들고 '공립신보'라는 주간신문을 발행했다. 이것이 미국 본토에서 처음으로 탄생한 한인 정치단체이며 첫번째 언론기관으로 알려진다. 1908년 친일 미국인이었던 스티븐즈를 사살한 전명운 의사가 이 공립협회 회원이었으며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해외 독립운동가들의 거점이 되었다.

이런 배경이 1965년 샌프란시스코 한인회를 탄생시켰고 60년 가까이 31대 회장이 나올때까지 북가주 한인사회의 중심축을 이루었다. 1987년 유태인 커뮤니티센터로 쓰던 건물을 동포들의 모금으로 구입하여 현재까지 한인회관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 한인회관은 3.1절 기념식 등 본국관련 경축행사와 소규모 공연장, 샌프란시스코 노인회의 정기모임장소 등으로 사용되며 북가주 한인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한인회관은 지은지 100년이 넘은 낡은 건물로 비가오면 지붕이 새고 복도는 삐걱대는 소리가 나는 등 수리할 곳이 한 두곳이 아니다. 본 기자도 10여년 전부터 취재차 한인회관을 드나들었는데, 건물벽의 벗겨진 페인트와 악취가 나는 화장실 때문에 건물에 대한 좋은 이미지는 생각나지 않는다. 역대 한인회장들도 재임중에 한인회관을 보수하자며 건축기금을 모금해 수리를 여러차례 했지만 임시 방편으로 땜질하는 수준이었다.

지난달 '김진덕 정경식재단(대표 김한일)'에서 이 한인회관을 새롭게 개축하자며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해외 한인커뮤니티 역사에서 회관건물 리모델링 비용으로 이 정도 거액을 기부한 사례는 아직 없었다. 김한일 대표는 한인회관을 새롭게 단장하여 SF한인회가 한인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지속해 나가라는 의미로 기부한다고 했다. 총 200만 달러로 예상되는 공사비는 본국정부에 매칭펀드로 50만 달러를 요청할 예정이고 지역 한인들의 후원금도 계속 받기로 했다.
COVID-19 팬데믹사태로 모든것이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지는 사회적 분위기속에서,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된다는 소식은 한인사회의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해외 독립운동의 역사가 숨쉬는 곳, 미주지역 최초의 한인회가 탄생한 샌프란시스코의 번듯한 한인회관에서 다함께 만세 삼창을 외칠날을 기대해 본다.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