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 감성의 완성동상을 찾아 떠나는 여행

유럽의 각 나라마다 상징적인 광장이 있다. 그리고 그 광장마다 펼쳐진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김없이 도시를 기념할만한 동상들이 세워져 있고 그 동상들은 수많은 이야기를 담아 관광객을 맞이한다. 최초의 도시를 건설할 때 광장을 먼저 구성하고 도시를 개발했던 유럽 사람들에게 동상은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 것일까?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관광지의 모습은 아니더라도 유럽을 돌며 만나게 되는 수많은 동상들의 전설과 함께 만지면 행운이 오거나 소원이 이루어지거나 슬픈 일이 사라진다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의미들은 유럽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소소한 재밋거리가 되어준다.

Don Quixote
꿈을 꾼다, 이룰 수 없는 꿈일지라도! 돈키호테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인물들 중에 돈키호테를 빼놓을 수 없다. 세르반테스 작가의 돈키호테는 4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끊임없이 전해지고 재창조되며 우리들 곁에 머물러 있다. 처음으로 소설 '재기 발랄한 시골 귀족 라만차의 돈키호테' 가 발표되었을 때 돈키호테는 과대 망상에 빠진 충동적인 몽상가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시대를 거듭하고 다양하게 전해져 내려오면서 때론 꿈과 이상을 위해 도전 정신이 강한 인물의 상징으로 또 마음 따뜻한 연민을 가진 인간적인 인물로도 평가되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 스페인 광장(Plaza de Espana)에 가면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의 동상이 있다. 또 알칼라 데 에나레스 (Alcalade Henares)의 세르반테스 생가 앞에도 돈키호테와 산초 판사가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스페인의 작은 시골마을 푸에르토 라피세(Puerto Lapice)에는 영화 'Man of La Mancha(돈키호톄)' 의 배경이 되었던 '벤타 델 키호테(Venta del Quijote, 돈키호테의 여관)' 이라는 주막이 있는데 주막 안에는 창을 들고 서있는 돈키호테의 동상 뿐 아니라 다양한 모습의 돈키호테가 자리해 있다. 푸에르토 라피세는 돈키호테 마을로 더 유명한데 돈키호테와 관련된 다양한 조형물들과 기념품 샵이 많아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남겨진 돈키호테의 다양한 일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번잡한 도시를 벗어난 아기자기한 시골 풍경.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라는 명작을 탄생시킨 곳. 끝없이 펼쳐진 올리브 농장과 아름다운 스페인풍의 건물까지 푸에르토 라피세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간 돈키호테의 꾸밈없는 세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Alexander the Great
마케도니아의 정신, 알렉산더 대왕

오랜 내전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유럽의 첫 관문 발칸반도. 그곳을 통치했던 유고슬라비아라는 한 나라가 7개의 나라가 되기까지 겪었던 내전의 아픔들은 불과 20여년 전 이야기이다. 그리고 지금, 발칸반도 7개의 나라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남겨진 내전의 흔적들에도 불구하고 발칸반도 곳곳의 아름다 움과 평화로움은 뛰어난 자연환경과 사람들의 모습속에 자연스럽게 담겨진 채 그 흔적들도 감싸 안았다.

그 7개의 나라 중 마케도니아는 발칸반도 중앙에 위치해 해안선과는 닿지 않는 내륙 국가이다. 인근의 크로아티아나 불가리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칸반도의 특색과 아름다움이 잘 간직되어 있는 곳이다. 마케도니아에는 반드시 가봐야 하는 마케도니아의 보물 '오흐리드 호수(Lake Ohrid)' 가 있는데 먼 옛날 거인이 하늘에서 던진 꽃이 호수로 변했다는 전설처럼 발칸반도를 여행하 는 사람들이 가장 사랑 하 는 곳으 로 오 흐리드 마 을 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이자 세계 자연 유산이다.

마케도니아의 수도 스코페의 중앙 광장에는 알렉산더 대왕의 동상이 있다. 알렉산더 대왕은 마케도니아의 왕으로 그리스,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하고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시킨 새로운 헬레니즘 문화를 이룩한 문화사적 업적을 가지고 있다. 동상의 높이는 48피트, 무게는 30톤에 달하며 제작 비용만 1천300만 달러다. 스코페에서 가장 번화한 마케도니아 광장 한가운데 말을 타고 찌를듯한 용맹함을 보여주는 알렉산더 대왕 동상은 마케도니아 정부에서 국민들에게 정체성을 심어주고 국가적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Statue of the Pissing Boy
벨기에의 오줌싸개 소년

1388년 벨기에가 이웃 나라의 공격을 받아 포위 되었었다. 외국군은 벨기에의 성벽을 폭파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양국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어 있었다. 외국군과 벨기에 군이 마주하고 선 채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한 그 때 줄리앙 이라는 어린 소년이 걸어 나와 가운데서 천연덕스럽게 오줌을 쌌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양국의 군인들은 집에 두고 온 가족들과 평화롭던 마을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었고 전쟁을 멈추게 되었다. 그 작은 소년의 오줌 싸던 모습은 결국 브뤼셀을 위기로부터 구하는 큰 사건이 되었고 이를 기념해 벨기에는 동상을 만들었으며 이 오줌싸개 소년 동상이 오줌을 누는 한 브뤼셀은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사실 브뤼셀에서 우리가 만나는 오줌싸개 동상의 유명한 일화는 여러가지가 있다. 시대를 거쳐오면서 다양하게 스토리텔링 되었겠지만 지금까지도 브뤼셀의 상징 중 하나가 되어 이에 관한 기념품도 인기가 많다.

브뤼셀 사람들은 이 동상을 꼬마 쥴리앙 이라고 부른다. 그랑플라스 왕의 집 3층에는 미키마우스 복장과 엘비스 프레슬리의 복장 등을 포함 전 세계 각국에서 보내 온 오줌싸개 동상 옷 600여벌이 전시되어 있는데 동상에 맞춤 된 각국의 전통의상을 감상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의상으로는 검은 갓에 회색 두루마리와 태어난 아이가 첫번째 생일에 입는 돌 한복인 색동옷과 모자 한 벌이 있다.

The Little Mermaid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덴마크의 수도는 사람과 도시 모두 행복지수가 높은 곳이다. 코펜하겐은 외레순 해협의 셰란 섬과 아마게르 섬에 걸쳐 있는 운하 도시다. 현대적이고 친환경적인 디자인이 어우러진 도시이며 북적이는 도심 한가운데에서도 여유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청아한 하늘에 새소리 가득한 코펜하겐 곳곳에는 데니쉬 빵 굽는 냄새가 가득하고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과 운하 주변에는 훌렁 옷을 벗고 물에 뛰어드는 사람들 또 낚시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리고 코펜하겐 랑겔리니 항구 끝자락 바위 위에는 어린 시절 안데르센 동화 속에서 만났던 인어공주 동상이 놓여있다. 안데르센의 발자취 이자 동심속의 인어 공주이기에 막상 눈으로 보면 상상보다 허무하다고도 하지만 동상은 이미 코펜하겐의 명물이자 유명한 관광지이다. 이 동상은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의 주인공을 동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1909년 칼스버그의 창업자 아들인 칼 쟈코브센(Carl Jacobsen)이 코펜하겐 왕립 극장에서 공연된 동화 발레극을 보고 감명을 받아 구상했고 조각가 에드바르드 에릭센(Edvard Eriksen, 1876-1959)에게 동상 제작을 의뢰하여 1913년에 완공했다. 당시 무명이었던 조각가는 이 작품으로 유명해졌는데 동상을 만들기 위해 아내 엘리네 에릭센(Eline Eriksen) 을 모델로 했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