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스마트폰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지난 10월 15일 오후 대한민국이 멈춰섰다.
한국국민 대부분의 소통채널로 사용하던 온라인 메신저 '카카오톡(카톡)'이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멈춰서면서 모든 온라인 생활이 중지되었던 것이다. 한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사용자들이 적잖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본인도 그 시간에 공항에 입국하는 지인을 마중나갈 일이 있었는데 연락이 되지않아 당황스러운 경험을 했다.
한국에서의 카카오톡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메신저기능은 물론 금융, 쇼핑, 게임, 문화컨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는 온라인서 비스는 그 분야조차 셀 수가 없을 정도다. 간단한 예로 카카오T(택시)를 이용해 택시를 부르고, 기사는 이에 맞춰 손님을 태워야 하는데 연결통로가 막혀버려서 서로 불편함과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했다. 카톡을 통해 송금을 하거나 결재를 하려던 사람들은 돈줄이 막혀 버리기도 했던 것이다.
사고 며칠이 지나서야 거의 모든 서비스가 정상으로 돌아오긴 했으나 국민메신저라는 신뢰는 이미 깨졌고, 뒤늦게 사과성명과 경영진이 국회에 불려나가 책임추궁을 당하기도 했다. 데이터센터에 불 한번 났다고 온 국민의 대화가 끊기고 생활이 마비되는 충격적인 사고였다. 북한이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아댔는데도 그 뉴스보다 카톡이 안 되는게 국민들에게는 더 큰 화제인 것 같았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생활속에 들어온 것이 불과 10여년 밖에 되지 않는다. 휴대용 무선전화로 겨우 통화만 하던 시대에서 개인용 컴퓨터로 불리는 스마트폰이 개발되면서 모든 생활이 바뀌었다.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면서 모든 뉴스와 드라마를 시청하고, 개인차량에는 장착용 네비게이션이 사라졌다.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교통상황이 표시되고 빠른 길을 알려주는 기능은 물론, 언제 어디서나 은행업무를 보고 사업장과 집에 있는 카메라로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어디든지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요즘처럼 팬데믹의 상황에서도 재택근무가 가능하게 했던 것도 이 스마트폰의 위력이다. 특히 연세드신 어르신들에게 무궁무진한 유튜브영상으로 생활의 무료함을 달해주는 효자역할도 하며, 식당에서 떠드는 아이를 잠재우는 베이비시터도 된다. 싱크대가 막히거나 차가 고장나도 이제는 유튜브를 검색하는게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버렸다.
문제는 이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서비스가 되지 않을 때 찾아오는 무력감이다. 집에 유선전화가 거의 없어져가는 시대에 연결통로가 막히게 되고, 네비게이션 앱으로 처음 길을 가는데 셀폰이 꺼지기라도 하면 그때 받는 충격은 실로 엄청나다. 매일 보던 뉴스나 드라마, 스포츠경기를 못 보게 된다면 어떨까? 요즘 '미디어금식'이라는 훈련프로그램도 있다. 미디어중독을 예방하고 의존도를 낮추는 캠페인도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당신은 스마트폰 없이 살아갈 수 있겠는가?
박성보 기자
샌프란시스코 저널